L.v. Beethoven - 32 Variations in C minor, WoO 80

취향대로 2011. 7. 30. 02:35 posted by 파란수


토마스 쿡-아무 것도 아닌 나

취향대로 2011. 7. 3. 22:28 posted by 파란수


참 이상해
햇살 눈부실 때
해맑게 웃던 네 얼굴이 난 자꾸 생각나
넌 어떠니
벌써 날 잊었니
까맣게 잊고 살다가도
문득 떠오르는지
아아 텅비어버린 마음
난 어쩔 줄 몰라
예전에 널 알기 전처럼
아무 것도 아닌 나

난 지금도
깜짝 놀라곤 해
하품을 혼자 하다가도 또 네가 생각 나
왜 그렇게 널 보냈는지
언제든 다시 만나겠지
그런 마음이었지
아아 텅비어버린 마음
난 어쩔 줄 몰라
예전에 널 알기 전처럼
아무 것도 아닌 나
이렇게 곁에 있어줘

기억 속에서라도
너마저 떠나버리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나
이렇게 곁에 있어줘
기억 속에서라도
너 마저 떠나버리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나
이렇게 곁에 있어줘
기억 속에서라도

너 마저 떠나버리면


김지하 시 두 개.

취향대로 2009. 3. 6. 14:52 posted by 파란수
줄탁 - 김지하

저녁 몸 속에
새파란 별이 뜬다
회음부에 뜬다
가슴 복판에 배꼽에
뇌 속에도 뜬다

내가 타죽은
나무가 내 속에 자란다
나는 죽어서
나무 위에
조각달로 뜬다

사랑이여
탄생의 미묘한 때를
알려다오

껍질 깨고 나가리
박차고 나가
우주가 되리
부활하리



저 먼 우주의 - 김지하

저 먼 우주의 어느 곳엔가
나의 병을 앓고 있는 별이 있다

하룻밤 거친 꿈을 두고 온
오대산 서대 어딘가 이름모를
꽃잎이 나의 병을 앓고 있다

시정에 숨어 숨 고르고 있을
기이한 나의 친구
밤마다 병든 나를 꿈꾸고

옛날에 옷깃 스친 어느 떠돌이가
내 안에서 굿을 친다

여인 하나
내 이름 쓴 등롱에 불 밝히고 있다

나는 혼자인 것이냐
홀로 앓고 있는 것이냐

창틈으로 웬 바람이 기어들어
내 살갗을 간지른다


미학 오디세이를 다시 읽고 있는데 이 시가 눈에 들어왔다.
새파란 별이 뜨고 나는 조각달로 뜨고..우주가 되고..그리고 내 병을 앓고 있는 별.




1. 근데 줄탁은 그냥 그대로 아프락사스네..
2. 그나저나 책은 왜 이 두 시를 하나의 시인 양 붙여 놓은 거야. 불친절한 진씨 아저씨.
(과학에 대한 태도도 마음에 안 들어.)

몽(夢)

취향대로 2008. 8. 18. 09:47 posted by 파란수
스페인어에 관심있어서 로제타 스톤 데모버전으로 단원 1만 한 세번했다.
그러다 이탈리어가 있길래 한번 해봤는데...오홋! 입에 착착 붙는 걸?
재밌어 재밌어..혼자 낄낄 거리며 하다 갑자기 드는 생각.
'이탈리어를 배워서..크레모나 공방 학교에 들어가는 거야..그리고 악기 제작을 하는 거지!'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원대한 꿈.-_-
그리고 이쯤 생각나는 애니메이션.
귀를 기울이면.
내가 무척 사랑하는 만화다.

세이지가 하고 싶어했던 일이 바이올린 장인이 되는 것이었는데..시즈쿠는 소설가가 되겠다고 했고.


닭터한테 "이탈리아 갈까?"했더니 '나는?'이라는 표정을 짓는다.
이탈리아에는 이론물리하는 학교가 없나..?헐헐.

뭐..난 눈썰미도 별로 없고 하니..
"음..왼족보다 오른쪽이 1도 정도 기울었군. F홀도 양쪽이 0.1mm 정도 차이나! 다시 만들어야겠어"(-ㅠ-)
악기 제작자라면 이 정도 눈썰미는 필요하지 않을런지.!



 

Franz Schubert ''The Trout' Quintet (documentary)

취향대로 2008. 7. 15. 20:32 posted by 파란수
앞선 포스트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두번째 동영상 5분 30초부터는 계속 음악 연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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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취향대로 2008. 7. 15. 19:59 posted by 파란수

피아노를 치고 있는 사람은 주빈 메타,
첼로를 켜고 있는 엄청 장난꾸러기인 듯한사람은 바이올리니스트 이자크 펄만,
바이올린을 첼로처럼 켜고 있는 사람이 자클린 뒤 프레다.
콘트라 베이스를 켜고 있는 사람은 다니엘 바렌보임. 아마 저 당시엔 재키의 남편이었고...
퀀텟 공연 시작 전에 서로 악기를 바꿔 장난치고 있는 모습들이다.
다들 젊고, 유머러스하다.

저 당시 재키는 24살이었다. (우리나라 나이로 하면 어쩌면 26일지도 모르겠다.)
저 영상을 찍은지 2~4년이 지나면 그녀는 온 몸의 근육이 마비되는 희귀병에 걸려 다시는 첼로를 잡지 못하겠지만, 저 때엔 누구보다 매력적인 웃음을 가진 당당하고 발랄하고 명랑한 아가씨다. 사랑하는 사람까지 옆에 있어 얼마나 행복한 때였을까.

지금은 모두 늙었고, 거장들이 되었다. 그리고 재키는 세상에 없다...
이걸 보고 있자니 생을 마감할 때까지, 첼로 없이 지냈을 그 20년이 생각난다.
두렵고 힘들었을 그 시간이.

[시] 이상-거리

취향대로 2006. 7. 29. 12:10 posted by 파란수
    <거 리>
-여인이 출분한 경우-

                                                                      이상

백지위에한줄기철로가깔려있다이것은식어들어가는마음의도해다
나는매일허위를담은소포를발신한다명조도착이라고또나는나의
일용품을메일소포로발송하였다나의생활은이런재해지를닮은거리를
점점낯익어갔다



황폐해진 거리가 있어요. 실연으로 상처를 입은 한 사람이 서 있고요.
그리고 거리를 떠날 수 있는 한줄기 철로가 깔려 있는데도 이 철로를 따라 어디론가 갈 수가 없어요.
이건 살아있는 철길이 아니라 식어들어가는 마음의 지도이자 해답이거든요.
이 철길이 고통의 해답이예요. 근데도 이 사람은 철길을 따라 어디론가 가지 않고 내일 도착한다는 내용의 소포만 보내요.
근데 이건 거짓말이예요. 이 사람은 어디론가 갈 생각조차 없어요.

하지만 떠나야한다는 건 알아요. 그래서 생활용품도 소포에 보내요.
그러다보니 정작 이곳에는 아무것도 안 남았어요. 모두다 보내버렸거든요.

거리는 점점 더 황폐해져요.

근데도 못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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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손톱-전윤호

취향대로 2006. 7. 2. 13:30 posted by 파란수
< 손 톱 >
                                                       -전윤호

나 같은 얼간이에게

사랑은 손톱과 같아서

너무 자라면 불편해진다

밥을 먹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웃자란 손톱이 불편해 화가 난다

제 못난 탓에 괴로운 밤

죄 없는 사람과 이별을 결심한다

손톱깎이의 단호함처럼

철컥철컥 내 속을 깎는다

아무 데나 버려지는 기억들

나처럼 모자란 놈에게

사랑은 쌀처럼 꼭 필요한 게 아니어서

함부로 잘라버린 후

귀가 먹먹한 슬픔을 느끼고

손바닥 깊숙이 파고드는 아픔을 안다

다시 손톱이 자랄 때가 되면

외롭다고 생각할 것이다

맨 끝 두행..
맘에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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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참회록-윤동주

취향대로 2006. 6. 13. 16:09 posted by 파란수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만 이십사년 일개월이 되면 그 날 이 시를 읽겠다고 다짐헸다.
넘어버렸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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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시인 학교-김종삼

취향대로 2006. 6. 2. 21:03 posted by 파란수
<시인 학교>
                                 -김종삼

공고

오늘 講師陣(강사진)

음악 부문
모리스·라벨

미술 부문
폴 세잔느

시 부문
에즈라 파운드
모두
결강.

金冠植(김관식),
쌍놈의 새끼들이라고 소리지름.
持參(지참)한 막걸리를 먹음.
교실내에 쌓인 두터운 먼지가 다정스러움.
金素月(김소월)
金洙暎(김수영) 休學屆(휴학계)
全鳳來(전봉래)
김종삼 한 귀퉁이에 서서 조심스럽게 소주를 나눔. 브란덴 브르크
협주곡 제 5번을 기다리고 있음.

校舍(교사)
아름다운 레바논 골짜기에 있음.


지참한 막걸리를 먹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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